일본 MZ세대를 사로잡는 K패션의 현지화 전략

 한국 패션 브랜드가 일본 시장에서 주목받기 위해서는 단순히 SNS 노출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일본 소비자, 특히 MZ세대는 브랜드를 접하는 과정과 실제 구매까지의 여정을 매우 신중하게 거치기 때문이다. 이들은 인스타그램, 유튜브, 엑스(X) 등에서 새로운 브랜드와 스타일을 발견하지만, 구매는 대부분 오프라인 매장에서 이루어진다. 이는 단순히 옷을 보고 고르는 과정이 아니라, 촉감, 핏, 소재, 향기까지 직접 느끼며 신뢰를 쌓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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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일본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경험’이 핵심이 된다. 단발적인 광고 캠페인보다 브랜드를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접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현지화된 콘텐츠 전략이 필요하다. 일본의 SNS 이용자들은 과도하게 상업적인 메시지보다는 진정성이 느껴지는 이야기에 더 강하게 반응한다. 브랜드가 가진 철학, 디자이너의 영감,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 등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풀어내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또 하나의 강력한 무기는 ‘샵마스터’다. 일본 패션 매장에서 일하는 판매 직원들은 단순히 판매를 넘어, 자신만의 스타일로 고객에게 영감을 주는 인플루언서 역할을 한다. 이들은 매장 방문객과 직접 대화를 나누며 브랜드의 세계관을 전하고, SNS를 통해 팬덤을 형성한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이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현지 고객과의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오프라인 채널 선택 역시 신중해야 한다. 일본은 한국보다 훨씬 다양한 유통 채널이 존재한다. 대형 백화점과 쇼핑몰뿐 아니라 개성 있는 로드숍, 지역 기반의 편집숍까지 폭이 넓다. 브랜드의 콘셉트와 타깃층에 맞는 최적의 입지를 찾는 것이 장기적인 성패를 좌우한다. 예를 들어, 스트리트 패션은 젊은 층이 많이 모이는 하라주쿠나 시부야, 하이엔드 브랜드는 긴자나 오모테산도 같은 상권이 어울린다.

일본에서의 매장 운영은 단순 판매 공간을 넘어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방문객이 옷을 입어보는 것을 넘어, 스타일링 팁을 얻고, 촬영 공간에서 사진을 남기며, 제품의 소재와 제작 과정까지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오프라인 경험을 통해 쌓은 감정적 연결이 온라인 구매 전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결국 일본 MZ세대를 사로잡는 열쇠는 ‘현지의 소비 문화를 존중한 맞춤형 전략’이다. 온라인에서는 감성을 자극하는 스토리로 브랜드를 알리고, 오프라인에서는 신뢰를 주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 이 두 가지가 맞물릴 때 K패션은 일본 시장에서 더욱 탄탄하게 자리 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