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웨어 붐의 끝자락, 이제는 생존이 화두다

 한때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골프웨어 시장이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백화점 한 켠을 통째로 차지하며 브랜드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 골프웨어 조닝은 이제 하나둘씩 텅 빈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프리미엄’과 ‘트렌디’를 앞세워 젊은 소비자까지 품으려 했던 시도는 결과적으로 과열된 경쟁 속에서 무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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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변화는 신생 브랜드들의 빠른 퇴장이었다. 막대한 마케팅 비용과 유통망 확장에 투자했던 신규 브랜드들은 안정적인 매출 확보에 실패하며 1~2년 만에 문을 닫는 사례가 속출했다. 소비자는 여전히 골프를 즐기지만, 옷을 사는 방식은 변했다. 이제는 정가보다 할인율을 보고, 새 브랜드보다 검증된 브랜드에 손이 간다. 시장이 과열되면서 공급은 늘어났지만 수요는 정체된 셈이다.

브랜드의 흥망성쇠가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은 바로 유통 채널이다. 특히 백화점과 아울렛은 골프웨어에 대한 기대를 거두고 있는 분위기다. 신규 브랜드에 매장을 내주기보다 검증된 브랜드로 재정비하거나, 아예 다른 조닝으로 전환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입점이 어렵고, 유지 비용이 높은 백화점 특성상 매출이 기대에 못 미치면 빠르게 구조조정 대상이 되는 건 당연한 흐름이다.

골프웨어 시장이 마냥 하락세라는 건 아니다. 오히려 소수의 강자들은 여전히 탄탄한 매출을 기록 중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첫째, 골프라는 종목의 본질에 충실한 기술력과 기능성. 둘째, 브랜드만의 스토리텔링과 꾸준한 브랜드 자산 투자. 셋째, 정체성 있는 디자인과 타겟에 집중한 마케팅. 반면, 단순히 유행에 편승해 유통망만 확대했던 브랜드들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결국 골프웨어 시장은 양극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수많은 브랜드가 등장했던 초기 과열기를 지나, 이제는 브랜드의 진정성과 지속 가능성이 소비자 선택의 기준이 되고 있다. 신생 브랜드 입장에서는 ‘스타트’보다 ‘지속’이 더 어려운 시대다. 상품력, 유통 전략, 마케팅까지 삼박자가 맞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이제 골프웨어 시장은 '누가 더 화려하게 보이느냐'보다는 '누가 더 오래 버티느냐'의 싸움이다. 유행이 지나도 계속 입고 싶은 옷, 세일이 아니어도 사게 되는 옷, 브랜드 로고보다 실질적인 만족감을 주는 옷이 결국 남게 된다. 브랜드의 진짜 실력이 시험대에 오른 지금, 골프웨어는 진정한 옷의 본질로 돌아가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