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I그룹, 저축은행 인수로 금융 진출 본격화…환경·에너지에서 금융까지 외연 확장
KBI그룹이 환경·에너지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넘어 금융권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KBI국인산업이 라온저축은행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면서 그룹 차원의 사업 다각화 전략이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환경 문제와 에너지 전환이 기업 경영의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금융업이라는 전혀 다른 영역으로의 확장은 단순한 사업 확장을 넘어 리스크 분산과 수익 기반 확대를 위한 복합적 전략으로 해석된다.
KBI국인산업은 KBI그룹 내에서 폐기물 처리 및 에너지 솔루션을 담당하는 중추 계열사다. 하지만 이번 인수를 통해 단순한 친환경 기업을 넘어선 종합 사업지주사로서의 입지를 굳히려는 포석이 엿보인다. 라온저축은행의 경영개선 조치 이후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KBI국인산업이 지분 60%를 확보하고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면 최대 90%까지 지분을 늘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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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환경 사업과 금융업은 얼핏 보기엔 결이 다른 산업 같지만, 최근 들어 ESG 경영 기조가 강화되면서 두 산업 간 시너지를 모색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지속 가능한 투자처로서 저축은행을 활용하거나, 반대로 안정적인 수익원이 필요한 환경 기업 입장에선 금융업이 좋은 돌파구가 되기 때문이다.
KBI그룹 입장에서 라온저축은행의 인수는 단순한 구조조정 대상 회사를 떠안는 것이 아니다. 자산규모 1,200억 원대의 저축은행이라 할지라도, 금융업의 문을 여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특히 최근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우발채무 리스크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건전한 자산 운영 능력과 금융 전문성을 겸비한 신규 대주주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이런 시점에서 KBI그룹이 라온저축은행을 인수해 내부 경영체계를 재정비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면, 업계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저축은행 업계 전반이 디지털 전환과 중금리 대출 시장 확대 등 변화의 기로에 놓인 가운데, KBI그룹의 자본력과 기존의 사업 노하우가 접목된다면 새로운 성장 모델이 될 가능성도 있다. 금융 플랫폼화가 가속화되는 현시점에서 지역 기반의 소형 저축은행을 디지털 기반의 전문 금융기관으로 전환하는 전략은 충분히 의미 있는 실험이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KBI그룹은 ‘환경과 금융’이라는 두 축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성장 전략을 본격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각 산업이 가진 고유의 리스크를 상호 보완하며,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환경기업이 금융사를 인수한 사례는 드물지만, 바로 그렇기에 이번 KBI그룹의 행보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시장의 반응과 금융당국의 대주주 심사 결과에 따라 향후 전개가 달라질 수 있지만, 분명한 것은 KBI그룹이 이번 인수를 단순한 구조조정이나 일회성 투자로 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한 시대를 풍미한 전통 기업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지금, KBI그룹이 선택한 ‘금융’이라는 길이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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