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관절을 지키는 첫걸음, 조기 관리의 중요성
나이가 들수록 무릎이 욱신거리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 통증이 느껴진다면, 관절의 퇴행이 시작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50대 이후부터는 관절을 감싸고 있는 연골이 점차 닳아 없어지는 ‘퇴행성 관절염’의 위험이 커진다. 하지만 단순히 나이 때문만은 아니다. 오랜 시간 무릎에 무리를 주는 동작을 반복하거나,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 과거에 무릎 부상을 입고 제대로 치료하지 않은 경우에도 퇴행성 변화는 앞당겨질 수 있다.
관절염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지 않는다. 통증은 서서히 시작되고, 처음엔 ‘좀 찌뿌듯하네’ 정도로 느껴질 뿐이다. 하지만 연골은 한 번 손상되면 자연 치유가 되지 않는다. 물렁하고 탄력 있는 조직이지만 혈관이 없어 재생 능력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증이 시작된 순간이 바로 관리의 시작점이다. 방치하다 보면 결국 연골이 거의 사라지고, 뼈와 뼈가 맞닿아 극심한 통증과 염증, 운동 제한까지 초래한다.
관절염은 진행 단계에 따라 관리 방법도 달라진다. 초기에는 약물치료나 운동요법으로 통증을 줄이고, 연골 손상을 늦추는 것이 가능하다. 이때는 무릎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이 큰 도움이 된다. 허벅지 앞쪽의 대퇴사두근과 엉덩이 근육은 무릎을 지탱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동도 무조건 하는 것이 아니라, 관절에 부담을 줄이지 않으면서 근력을 키울 수 있는 방식이어야 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수중 운동이나 자전거 타기, 의자에 앉아서 다리를 들어 올리는 동작 등이 있다.
생활 습관의 변화도 필요하다. 먼저, 체중 조절이 매우 중요하다. 체중이 1kg 늘어나면 무릎 관절에는 3~5배의 하중이 실린다. 체중 감량만으로도 무릎 통증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한, 평소 무릎을 꿇거나 쪼그려 앉는 자세는 되도록 피하고, 앉을 때는 의자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신발은 쿠션이 좋은 운동화를 선택하고, 바닥이 단단한 곳보다는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매트나 카펫 위에서 생활하는 것이 무릎 건강에 도움이 된다.
무릎이 붓거나 열이 오르고, 움직일 때 마찰음이 느껴진다면 정형외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진단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MRI 검사 등을 활용하고 있으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관절 내시경이나 인공관절 수술 등의 치료도 고려할 수 있다. 물론 수술은 마지막 수단이다. 가능하다면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관리하여 말기 단계까지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관절염은 단순히 무릎이 아픈 질환이 아니다. 움직임이 제한되면서 활동량이 줄고, 이는 결국 전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심하면 외출을 꺼리게 되고, 우울감이나 고립감이 동반되기도 한다. 따라서 관절염은 무릎만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질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건강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무릎 관절을 오래도록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조기 발견과 관리가 핵심이다. 통증이 없다고 방심하지 말고, 평소 무릎을 사용하는 습관을 점검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바꿔나간다면, 훗날의 걷는 일상이 훨씬 가볍고 자유로울 수 있다. 무릎 건강은 결국 내가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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