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건강 챙긴다고 무조건 많이 먹는 건 답이 아닙니다
무더운 여름, 냉면 한 그릇이 당기고 시원한 아이스커피가 끊임없이 손이 가는 시기다. 그런데 속이 자주 더부룩하고 화장실 가는 일마저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장 건강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그럴수록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프로바이오틱스지만, 그 선택이 늘 건강을 향한 지름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엔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고를 때 숫자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CFU, 즉 균 수가 많을수록 효과가 클 거란 막연한 믿음 때문이다. 하지만 장내에 도달한 균이 실제로 작용하는지, 우리 몸과 얼마나 잘 맞는지, 어떤 조건에서 살아남는지가 더 중요하다. 단순히 ‘얼마나 많으냐’보다 ‘얼마나 유효하냐’에 주목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 1000억 CFU라고 적힌 제품도 대부분은 ‘제조 시 투입균수’를 기준으로 한 수치일 가능성이 크다. 유통 기한이 다할 때까지 살아 있는 균이 아니라, 처음 넣은 양이라는 의미다. 반면 국내에서 유통되는 제품 중 상당수는 유통기한 동안 섭취 가능한 최소 수치, 즉 ‘보장균수’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숫자에 현혹되기보다, 해당 수치가 무엇을 기준으로 한 것인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또한, 균주의 종류도 중요한 기준이 된다. 특정 기능을 가진 유산균이 어떤 연구 근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는지, 사람 대상 임상시험 결과가 있는지 등을 살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에게 필요한 효능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먼저 답해야, 그에 맞는 제품을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냉장 보관이 필요한 제품인지, 아닌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특히 유산균은 습도와 온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보관 조건이 제품의 품질을 결정짓기도 한다. 가정이나 직장에서 온도 변화가 심하다면, 냉장 보관 제품보다 상온 보관이 가능한 제품이 더 나을 수 있다.
최근에는 장 건강뿐만 아니라 피부 트러블 개선이나 면역력 강화 등을 내세운 다양한 기능성 유산균도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제품 역시 복용 전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다. 특히 면역계 질환이 있거나 약을 복용 중이라면, 특정 균주가 오히려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바이오틱스를 포함한 건강기능식품은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수단이다. 규칙적인 식사, 충분한 수분 섭취, 섬유질이 풍부한 식단, 꾸준한 운동이 기본이 되어야 장 건강도 빛을 발한다. 단기간에 효과를 기대하거나, 숫자에만 집착하다 보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몸에 좋은 것이라도 내게 맞지 않으면 소용없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이라고 해서 섭취에 소홀할 것이 아니라, 그만큼 신중하게 고르고 올바르게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짜 건강은 똑똑한 선택에서 비롯된다는 점, 꼭 기억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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