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 한 번'이 만든 변화, 한국 결제 시장의 새로운 질서
한 번의 터치로 결제가 끝나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은 빠르게 팽창했고, 이제는 카드사의 기술력과 글로벌 스탠다드의 결합이 오프라인 결제 시장의 흐름까지 바꾸고 있다. 특히 EMV 기반의 비접촉식 결제, 일명 ‘컨택리스 결제’가 주목받으며 국내 금융 산업 전반에도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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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결제 시 단말기에 카드를 삽입하거나, 마그네틱을 긁는 것이 일상이었다. 하지만 이 방식은 보안에 취약하고 처리 시간도 길어 사용자와 가맹점 모두에게 불편을 줬다. 이에 비해 EMV 컨택리스 방식은 단말기에 카드나 스마트폰을 가볍게 터치하는 것만으로도 결제가 완료되기 때문에 보안성과 편의성 면에서 모두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글로벌 주요국들은 이미 EMV 컨택리스 환경을 표준화한 상태다. 일상 속 결제 방식 대부분이 터치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심지어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에서도 이러한 방식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반면 한국은 그동안 간편결제의 성장 속도에 비해 오프라인 컨택리스 인프라 구축은 상대적으로 더뎠던 편이다. 그러나 최근 애플페이와 같은 글로벌 간편결제 플랫폼의 국내 진출이 계기가 되면서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특히 카드사들은 이 흐름에 발맞춰 기술적 전환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모든 카드에 EMV 컨택리스 기능을 기본 탑재하거나, 스마트폰과 연동해 비밀번호나 지문 없이도 바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는 등 사용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더 나아가 일부 카드사는 EMV 인프라 확대를 위해 지자체나 공공기관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전국 행정복지센터에서 NFC 기반 단말기 도입이 이뤄졌고, 주민등록증에도 IC칩이 적용되면서 공공기관 결제 환경도 디지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제는 신분증을 꺼내지 않고도 본인 확인과 민원 수수료 납부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머지않았다.
이처럼 EMV 컨택리스는 단순한 결제 수단이 아니라, 디지털 금융의 핵심 인프라로 작동하고 있다. 기술과 소비자의 변화가 결합되면서 ‘비접촉 결제’는 새로운 생활 방식이자 금융의 기준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결제 편의성을 넘어, 국내 핀테크 산업의 성장, 글로벌 기술 흐름과의 정렬, 사용자 중심의 금융 서비스 혁신이라는 보다 큰 맥락 속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국내 결제 시장의 주도권은 이제 '누가 더 빠르게 변화에 적응하느냐'에 달렸다. 단말기 교체, 카드 기술 혁신, 공공 서비스 연계 등 각 주체들의 협력이 중요한 시점이다. 앞으로 한국도 영국이나 싱가포르처럼 터치 한 번이면 모든 결제가 가능한 사회로 진입할 수 있을지, 그 변곡점이 바로 지금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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