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에 핀 게임의 세계, 현장이 된 플레이그라운드
최근 몇 년간 게임사들의 IP 활용 방식이 더욱 다채로워지고 있다. 과거에는 게임 내 콘텐츠와 온·오프라인 유저 커뮤니티 중심으로 확장되던 것이 이제는 일상적 공간과 이벤트로 스며들며, 일반 대중과의 접점을 더욱 넓혀가고 있다. 특히 야구장이라는 익숙한 공간과 결합된 게임 콘텐츠는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브랜드와 팬덤, 경험의 교차지점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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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중 성남의 한 야구장에서 열린 한 모바일 게임 IP 콜라보 데이 역시 그 대표적인 예다. 경기장 곳곳이 해당 게임 속 배경을 재현한 공간으로 꾸며졌고, 관중들은 자연스럽게 포토존을 즐기고 미션 이벤트에 참여하며 게임과 스포츠, 현실이 얽히는 새로운 재미를 경험했다. 관람객 중 일부는 경기보다는 해당 게임 굿즈 구매와 캐릭터 포토 이벤트에 더 열중할 정도였다고 한다. 단순히 스폰서 로고를 붙이는 데서 그치는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브랜드가 ‘경험의 일부’로 녹아드는 방식인 셈이다.
이런 형태의 협업은 기업 측에도 유의미한 수익으로 연결된다. 현장에서 판매된 테마 유니폼이나 한정판 굿즈들은 대부분 조기 품절됐고, 행사 당일 SNS에서는 관련 해시태그가 수천 건 이상 공유되며 유저 자발 홍보까지 유도됐다. 동시에 구단 입장에서도 입장객 증가, 브랜드 노출 확대 등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윈윈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더 흥미로운 점은, 이런 마케팅이 단기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해당 게임사는 이후 유저 대상 설문조사를 통해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하고, 타 스포츠 종목과의 연계 가능성까지 검토 중이다. 이는 단발적인 협업을 넘어서, ‘IP-스포츠 연계 모델’이 하나의 전략 자산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해외 기업의 움직임도 예외는 아니다. 일본과 북미의 주요 모바일 게임사들 역시 KBO와의 협업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 한 북미 게임사는 유명 구단과의 컬래버 유니폼 출시와 동시에 유튜브 광고 캠페인을 진행해 게임의 국내 다운로드 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는 야구라는 국민 스포츠가 가진 접근성과 게임이 가진 몰입 요소가 결합될 때, 전혀 다른 방식의 ‘엔터테인먼트 경험’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처럼 야구장은 더 이상 공 하나 던지고 치는 공간에 머물지 않는다. 이제는 팬과 브랜드, 그리고 게임이 어우러지는 ‘체험의 장’으로 확장되고 있다. 그리고 이 중심에 게임 IP가 있다. 추억의 캐릭터들이 경기장 한복판에서 유니폼이 되고, 마스코트가 되며, 유저와 함께 일상의 순간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게임이 단지 스크린 속 이야기로 머물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현실을 무대로, 일상 속 깊숙이 침투하며 사람들의 기억과 경험을 재편하고 있다. 그리고 그 최전선에 스포츠와의 교차점이 놓여 있다. 게임이 야구장을 장악하는 지금, 그다음 무대는 어디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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